안녕하세요, 인사이트 에코입니다.
오늘 옥상에 올라갔다가 수레국화를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키는 어느새 허리만큼 자라 있었고, 가느다란 줄기 끝에는 청보랏빛 꽃이 하늘하늘 피어 있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꽃은 내가 초대한 적이 없는 꽃이라는 것.
사실 처음에는 수레국화라는 꽃의 존재조차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배달로 음식을 시켰을 때였습니다.
음식점에서 작은 씨앗 봉투를 서비스로 함께 보내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 씨앗이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 집 옥상에 자리 잡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작은 서비스 씨앗이 옥상에 뿌리를 내리다
별 기대 없이 그 씨앗을 옥상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발아율이 정말 좋았습니다.
하나둘 올라오는 새싹들을 보며 처음에는 그저 신기했어요.
“서비스로 받은 씨앗인데 이렇게 잘 자라네?”
그 정도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수레국화는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새싹이 자라고, 줄기가 길어지고, 어느새 허리만큼 키가 커졌습니다.
가느다란 잎과 길게 뻗은 줄기, 그리고 그 끝에 피어난 청보랏빛 꽃.
처음에는 이름도 모르던 꽃이었는데, 이제는 옥상에 올라갈 때마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꽃이 되었습니다.

수레국화는 어디에서 온 꽃일까
이렇게 잘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수레국화는 원래 어디에서 온 꽃일까, 더운 지방의 꽃일까, 아니면 서늘한 곳을 좋아하는 꽃일까 하고요.
찾아보니 수레국화는 지중해와 유럽 쪽 온대 지역에서 온 들꽃에 가깝다고 합니다.
뜨거운 열대의 꽃이라기보다는, 햇빛과 바람, 물 빠짐 좋은 흙을 좋아하는 꽃이라고 해요.
그러고 보니 사방이 트여 있고 바람이 잘 통하는 우리 집 옥상이, 수레국화에게는 꽤 마음에 드는 자리였나 봅니다.
수레국화의 꽃말은 ‘행복감’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서비스로 따라온 작은 씨앗이었는데, 해마다 다시 피어나며 옥상에 조용한 기쁨을 남겨 주고 있으니 참 잘 어울리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고 지고, 또 피어나는 꽃
수레국화는 한 번 피고 끝나는 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집 옥상에서는 한동안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오래 눈길을 붙잡아 주었습니다.
꽃이 피어 있을 때는 청보랏빛이 참 맑고 예쁩니다.
화려하게 시선을 끄는 꽃이라기보다는, 바람에 흔들릴 때 더 아름다운 꽃입니다.
키가 크고 줄기가 가늘어서 그런지, 바람이 불면 꽃 전체가 하늘하늘 움직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강한 생명력과 여린 아름다움이 함께 느껴집니다.
잘 자라는 꽃인데, 모습은 참 가냘픕니다.
억센 듯하면서도 우아하고, 스스로 번져 가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꽃입니다.

꽃이 진 자리도 아름다운 수레국화
수레국화는 꽃이 진 뒤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하얀 봉우리 같은 것이 남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민들레가 떠올랐습니다.
꽃이 사라진 자리에 하얗게 맺힌 모습이 마치 씨앗을 품은 작은 솜방울 같았습니다.
그 하얀 봉우리는 겨울이 올 때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꽃이 피어 있을 때만 예쁜 것이 아니라, 지고 난 뒤에도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수레국화는 그렇게 조용히 다음 봄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봄이 되면, 씨앗이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옮겨 갑니다.
처음 심었던 화분만이 아닙니다.
다른 화분의 작은 귀퉁이, 예상하지 못한 틈, 옥상 한쪽 구석에서도 어느새 새싹이 올라옵니다.
가끔은 그런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어머, 너 여기에도 자리 잡았니?”
마치 남의 화분 한쪽을 슬쩍 빌려 자리 잡은 것 같은 모습입니다.
그런데 또 밉지가 않습니다.
너무 잘 자라고, 너무 씩씩하고, 무엇보다 너무 예쁘기 때문입니다.

초대하지 않았지만 오래 머문 꽃
생각해 보면 수레국화는 참 특별한 꽃입니다.
내가 일부러 고른 꽃도 아니고, 기다린 꽃도 아니었습니다.
이름조차 잘 몰랐던 꽃이었습니다.
그저 배달 음식과 함께 서비스로 온 작은 씨앗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작은 씨앗이 옥상에서 뿌리를 내렸고, 해마다 다시 피어나며 점점 자기 자리를 넓혀 가고 있습니다.
수레국화만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집 잔파 화분에도 초대받지 않은 민들레가 몇 포기 자리 잡았습니다.
그냥 뽑지 않고 두었더니 노란 꽃을 피우고, 지금은 하얀 홀씨만 남겨 두었습니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글감을 들고 온 손님이었습니다.
삶에도 이런 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 어느 날 조용히 찾아오고, 처음에는 별 의미 없이 지나쳤던 것이 시간이 지나 뜻밖의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수레국화가 그랬습니다.
초대하지 않았는데 찾아왔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장 잘 자랐고, 몰랐던 아름다움을 옥상에 남겨 주었습니다.
마치며
오늘도 옥상에 올라가 수레국화를 바라보았습니다.
청보랏빛 꽃은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받은 씨앗 하나였지만, 이제 수레국화는 우리 집 옥상 정원의 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조금은 제멋대로 번지고, 여기저기 자리를 잡으며 세력을 확장하는 꽃.
그런데도 미워할 수 없는 꽃.
아마도 그 이유는, 이 꽃이 가진 생명력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명력 위에 얹힌 아름다움 때문일 것입니다.
초대하지 않았지만 오래 머문 꽃,
작은 씨앗으로 와서 옥상의 풍경을 바꾼 꽃.
오늘은 그 수레국화 덕분에 또 하나의 생각을 얻었습니다.
삶에는 내가 부르지 않아도 찾아오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요.
인사이트 에코의 옥상 정원 Q&A : 수레국화 편
Q. 수레국화는 초보자도 키우기 쉬운 꽃인가요?
A. 제 경험으로는 꽤 키우기 쉬운 편이었습니다. 특별히 공들여 관리한 것은 아니었는데도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옥상에서 씩씩하게 자라 주었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가 허리 높이까지 자라는 모습을 보니 생명력이 참 강한 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수레국화는 왜 예상하지 못한 화분에서도 싹이 날까요?
A. 꽃이 진 뒤 생긴 씨앗이 바람을 타고 옥상 곳곳으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처음 심었던 화분이 아니어도 다른 화분 한쪽이나 빈틈에서 새싹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옥상 정원이 스스로 풍경을 만들어 가는 느낌이라 반갑게 바라보게 됩니다.
Q. 수레국화를 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A. 삶에는 내가 계획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서비스로 받은 작은 씨앗일 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옥상 정원의 한 장면이 되었고 제게 글감까지 남겨 주었습니다. 그래서 수레국화는 제게 ‘초대하지 않았지만 오래 머문 선물’ 같은 꽃으로 남았습니다.
댓글로 함께 나누고 싶어요
여러분의 일상에도 초대하지 않았지만 뜻밖의 기쁨을 준 존재가 있나요?
작은 꽃 한 송이, 우연히 만난 풍경, 생각지 못한 인연처럼요.
소소한 이야기라도 좋으니 댓글로 함께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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