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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취미/전시.미술관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외관과 정원|BIG MIND SKY와 빛이 만든 산책길

by Insight Echo 2026.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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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2일, 두 번째로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실내 작품보다 외관과 여름 정원, 빛과 반사가 만들어낸 독특한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았어요.

 

양평 서종면에 자리한 구하우스 미술관은 구정순 관장이 오랫동안 수집한 현대미술과 디자인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컬렉션 미술관입니다.

일반적인 전시장과 달리 집처럼 꾸민 공간 안에 작품과 가구, 생활 오브제가 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두 번째 방문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건물 안으로 곧장 들어가기보다 외관과 정원을 먼저 천천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외벽의 BIG MIND SKY 작품과 고개 숙인 인물 조각
밝은 무지개 글자와 고개 숙인 인물들이 강한 대비를 이루던 구하우스 외관


두 번째 방문이라 더 잘 보였던 구하우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실내 작품을 따라 이동하느라 바빴어요.

 

이번에는 한 번 다녀온 곳이라는 익숙함 덕분에 마음이 조금 여유로웠고, 지난번에는 지나쳤던 외부 작품과 정원의 작은 변화도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이날 양평의 기온은 35도 안팎까지 올라갈 만큼 무척 더웠습니다.

 

반려견 나나와 몽몽은 시원한 실내에서 유모차에 앉아 쉬게 하고, 저는 잠깐씩 밖으로 나와 건물과 정원을 사진에 담았어요.

 

그늘을 벗어나면 금세 땀이 날 정도였지만, 작품과 건축이 만들어내는 장면이 좋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본관 입구의 화분과 야외 의자
본관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화분과 의자, 소품들이 생활 공간처럼 놓여 있었어요.

 

 

 

회색 벽돌 위에 떠 있는 BIG MIND SKY

구하우스 외관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회색 벽 위에 놓인 커다란 무지개빛 글자였습니다.

 

문장은 ‘BIG MIND SKY’예요.

 

차분하고 묵직한 회색 외벽 위에 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보라색 글자가 길게 이어져 있어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작품은 스위스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2007년 작품으로, 작가가 이어온 무지개 네온 조각 시리즈 가운데 하나예요.

 

구하우스 작품 안내에 따르면 여섯 색의 무지개에는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포용하고 화합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짧은 일상의 단어가 색과 건축을 만나 하나의 시적인 문장으로 바뀐 것처럼 느껴졌어요.

 


무지개 아래 사람들은 왜 고개를 숙였을까

화려한 무지개 글자 아래에는 여러 사람 형상의 조각이 놓여 있었습니다.

 

건물 전체를 멀리서 바라보다가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어요.

 

인물들이 모두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었습니다.

 

몸을 앞으로 깊이 기울인 인물뿐 아니라 비교적 반듯하게 서 있는 사람도 얼굴만큼은 땅을 향하고 있더라고요.

 

‘왜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 앞에서도 보고 옆에서도 한참을 살펴보았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야외에 설치된 고개 숙인 인물 조각
비교적 반듯하게 서 있는 인물조차 고개만큼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어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에 담긴 삶의 무게

나중에 작품 안내를 찾아보니 이 인물들은 배형경 작가의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힘없이 늘어진 두 팔과 깊이 숙인 고개는 사람이 살아가며 감당해야 하는 존재의 무게와 실존적인 고독을 표현한다고 해요.

 

표면을 매끄럽게 마감하지 않고 거칠게 남긴 흔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이 살아오며 쌓아온 시간과 생각, 삶을 견디고 버텨온 흔적처럼 보였어요.

 

작품의 의미를 알고 난 뒤 다시 사진을 보니, 밝은 무지개 아래에 저마다의 무게를 안고 서 있는 사람들처럼 느껴졌습니다.

 

두 작품을 함께 놓은 정확한 의도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성과 화합을 말하는 밝은 색채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삶의 무게가 한 장면 안에 있다는 점이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정원을 걷다가 작품과 마주치는 재미

구하우스의 정원에서는 식물과 조각이 뚜렷한 경계 없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습니다.

 

잔디 위에는 커다란 의자 형태의 작품이 놓여 있고, 나무와 풀 사이에는 사람이나 동물을 닮은 조형물이 숨어 있었어요.

 

실내 전시장처럼 작품과 작품 사이가 분명히 나뉜 것이 아니라, 정원을 걷다가 뜻밖의 장소에서 작품을 발견하게 됩니다.

 

멀리서는 정원의 일부처럼 보이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갑자기 존재감이 커지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양평 구하우스 정원의 알록달록한 인물 조형물과 흰 양 작품구하우스 미술관 건축과 정원에 설치된 야외 현대미술 작품
정원 속 조형물들이 식물과 어우러져 하나의 작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어요.

 

 

 

구하우스 정원 식물 사이에 설치된 야외 조형 작품
정원 풍경처럼 숨어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존재감이 커지던 작품

 


오래된 나무와 여름 식물이 만든 풍경

정원에서는 작품만큼이나 나무와 꽃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회색 벽돌 건물 옆에는 줄기가 굵은 오래된 나무가 서 있었고, 그 아래로는 덩굴과 초록 식물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어요.

 

현대적인 건축물과 오랜 시간을 품은 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의 오래된 나무와 회색 벽돌 외관
오래된 나무와 현대적인 벽돌 건물이 서로 다른 시간을 품고 있었어요.

 

 

별관으로 이어지는 길 주변에는 여름꽃도 한창이었어요.

 

하늘을 향해 길게 자란 백합 봉오리와 짙은 자주색 꽃, 흰 꽃 사이로 번지는 연두빛 수국까지 생각보다 정원이 풍성했습니다.

 

저도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다 보니 미술관에 가서도 작품 곁의 나무와 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더라고요.

 

 

흰 꽃과 연두빛 수국이 어우러진 구하우스 여름 정원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다양한 꽃들이 구하우스 정원에 생기를 더하고 있었어요.

 


빛과 반사가 만든 세 겹의 공간

이번 외관 사진 가운데 가장 놀라웠던 장면은 곡선형 차양 아래에서 만났습니다.

 

처음부터 특별한 구도를 계산하고 찍은 것은 아니었어요.

 

천장 쪽을 바라보는 순간 실제 정원과 반사된 정원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왔고, 저도 모르게 “와우”라고 말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래에는 실제 잔디와 돌길이 있고, 반짝이는 천장에는 그 풍경이 거꾸로 비치고 있었어요.

 

옆 유리창에도 건물과 정원, 빛과 그림자가 다시 겹쳐 보였습니다.

 

실제 풍경과 천장의 반사, 유리창의 반사가 한 화면에 들어오면서 공간이 세 겹으로 이어지는 듯했어요.

 

곡선과 직선, 밝은 빛과 짙은 그림자가 맞물려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부터가 반사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구하우스 미술관 곡선형 천장에 반사된 정원과 돌길
실제 정원과 천장에 비친 풍경이 겹쳐 낯설고 신기한 공간을 만들었어요.

 

구하우스 곡선형 차양과 유리벽에 반사된 건물과 여름 정원
곡선형 차양과 유리벽에 실제 정원과 반사된 풍경이 여러 겹으로 펼쳐졌어요.

 


별관으로 이어지는 짧고 푸른 산책길

본관에서 별관으로 이동하는 길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판이 이어진 길 양옆으로 나무와 풀, 꽃이 풍성하게 자라 작은 숲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어요.

 

중간중간 조형물이 나타나고, 식물 사이로 별관을 뜻하는 ‘ANNEX’ 안내판도 보였습니다.

 

단순히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는 통로가 아니라, 본관과 별관 사이의 분위기를 천천히 바꾸어 주는 길처럼 느껴졌어요.

 

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가니 걸음이 저절로 느려졌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본관에서 별관으로 이어지는 초록 산책로
초록 식물과 덩굴 아치를 지나 별관으로 이어지던 짧은 산책길

 

구하우스 정원 식물 사이에 놓인 ANNEX 별관 안내판
식물과 야외 작품 사이에서 만난 별관 안내판


파란 벽돌 별관에서 달라진 분위기

별관에 가까워지자 공간의 색감이 달라졌습니다.

 

회색 벽돌이 중심이었던 본관과 달리 별관 주변에는 파란 벽돌과 민트색 오브제, 넓은 잔디가 어우러져 있었어요.

 

커다란 세면대처럼 보이는 민트색 오브제는 익숙한 생활용품 같으면서도 그 자리에 놓이는 순간 하나의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구하우스에서는 평범한 물건도 어디에 어떻게 놓이는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구하우스 별관 앞 잔디에 놓인 민트색 세면대 형태의 오브제파란 벽돌과 넓은 잔디가 어우러진 구하우스 별관 외관
본관과는 다른 색감과 생활 오브제로 꾸며진 구하우스 별관 풍경

 

 

별관 내부의 작품은 사진이 많아 다음 글에서 따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옥상에서 바라본 양평의 산

구하우스 옥상에 오르니 시야가 한꺼번에 열렸어요.

 

둥근 형태의 의자들이 넓은 옥상에 놓여 있고, 그 너머로 양평의 마을과 산 능선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의자 자체도 하나의 조형물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앉아 몸을 움직일 수 있어 잠시 쉬며 풍경을 바라보기 좋았어요.

 

햇볕이 강해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실내 작품을 본 뒤 탁 트인 산을 바라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옥상의 둥근 회전 의자와 산 전망
둥근 회전 의자에 앉아 구하우스 옥상 너머 양평의 산과 마을을 바라보았어요.

 


작품을 보기 전부터 시작되는 미술관

이번에 구하우스를 다시 찾으며 전시는 건물 안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색 벽돌 외관과 밝은 무지개 글자, 고개 숙인 인물들, 오래된 나무와 여름꽃까지 모두 구하우스라는 공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첫 방문 때는 작품을 따라 빠르게 걸었다면, 두 번째 방문에서는 빛과 그림자, 천장과 유리에 비친 정원까지 오래 바라보게 되었어요.

 

특히 이유를 알 수 없어 가까이 다가가 한참 살펴보았던 고개 숙인 인물들은 작품의 의미를 알고 난 뒤 더욱 깊게 남았습니다.

 

같은 장소도 다시 찾으면 전에는 보이지 않던 장면이 보이나 봐요.

 

무척 더운 날이었지만 잠깐씩 밖으로 나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만났습니다.

 

특별한 구도를 미리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빛과 반사가 만든 장면 앞에서 저절로 나왔던 “와우”라는 말도 오래 기억날 것 같아요.

 

두 번째 구하우스는 첫 번째보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깊게 제 기억 속에 남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구하우스 본관에서 새롭게 만난 작품들을 이어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구하우스 관람 메모

방문일: 2026년 7월 12일

구하우스미술관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49-12

 

문의: 031-774-7460

 

관람시간:
3월~10월 수~금 13:00~17:00
마지막 입장 16:00

 

토·일·공휴일 10:30~17:30
마지막 입장 16:30

 

관람료:
성인 15,000원
만 65세 이상·양평군민 등 할인 대상 12,000원
어린이·청소년 8,000원

 

휴관일: 매주 월·화요일
단, 공휴일인 경우 개관하며 1월 1일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

 

사진 촬영: 작품 보호를 위해 플래시를 끈 상태로 가능

 

반려동물: 유모차로 동반 가능하며 관람 중 유모차에서 내려서는 안 됩니다.

 

운영시간과 관람료는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Q&A

Q1. 구하우스는 실내 전시 외에도 볼거리가 많나요?

네. 잔디 정원과 야외 조각, 오래된 나무, 별관으로 이어지는 산책길까지 볼거리가 많아요. 실내뿐 아니라 외관과 정원도 함께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Q2. 무지개 글자 BIG MIND SKY는 어떤 작품인가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입니다. 여섯 가지 무지개색을 통해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포용하고 화합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으로 안내되어 있어요.

Q3. 고개 숙인 인물 조각은 왜 그런 자세를 하고 있나요?

배형경 작가의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삶에서 감당해야 하는 존재의 무게와 실존적인 고독을 고개 숙인 인체로 표현한 작품이에요.

Q4. 본관에서 별관까지 많이 걸어야 하나요?

거리는 길지 않습니다. 돌길과 식물, 야외 작품이 이어져 있어 짧은 이동이지만 산책하듯 걷기 좋아요.

Q5. 한여름에 방문해도 괜찮나요?

실내 관람은 괜찮지만 정원과 옥상은 햇볕이 강합니다. 모자나 양산, 물을 준비하고 외부 공간은 짧게 나누어 둘러보는 편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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